그네 (The Swing)
그네(1767) -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가 그린 ‘그네’는 로코코 시대의 정수를 보여주는 그림입니다. 아기자기한 느낌을 잘 살린 붓터치와 밝은 색채 사용과 더불어, 보는 이로 하여금 경쾌하면서도 부드러움, 그리고 사랑의 달콤함을 한껏 느끼게 하는 감각적인 작품입니다. 그네를 타는 여인의 드레스 자락이 움직이면서 내는 소리, 늙은 남편 모르게 두 젊은 남녀가 비밀스럽게 사랑을 속삭이는 소리… 프라고나르 그림은 시각뿐만 아니라 청각과 촉각적인 면에서도 한없이 사랑스러우면서, 유희와 즐거움만으로 가득 찬 세계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사실 춘향처럼 그네를 타는 젊은 여인들의 모습은 조선시대 풍속화 속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아마도 신윤복의 ‘단오풍정’ 속 곱디 고운 한복을 입은 여인네가 그네를 타고자 하는 모습이 쉽게 떠오를 것입니다. 그네 타기 놀이는 높은 곳으로 비상한 가운데서, 땅을 딛고 있을 때는 느끼지 못한 긴장감과 즐거움, 그리고 해방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여성들만의 오락거리 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쩌면 그네는 평상시 여인들이 가졌던 억압을 잠시나마 잊게 해주고, 그들 속에 내재 되어있던 발랄함과 젊음을 한껏 내보일수 있게 하는 존재였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단오풍정(1805) - 신윤복
프라고나르 그림 속 여인이 그네를 타면서 그녀의 매력을 한껏 내보이 듯이, 그네를 타는 춘향에게서 들어나는 그 풋풋함과 청순한 아름다움을 본 이몽령이 춘향에게 한 눈에 반해버린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 줄도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