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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빠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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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릿’ 4 7>, 왕비가 오필리아의 오빠 레어티스에게 그녀의 죽음을 알리는 장면입니다.

 

버드나무가 비스듬히 서 있는 시냇물가에 흰 잎새가 거울 같은 물 위에 비치고 있었다네. 그곳으로 그 애가 미나리아재비, 쐐기풀, 실국화, 그리고 음탕한 목동들은 상스런 이름으로 부르지만 청순한 처녀들은 죽은 사람의 손가락이라고 부르는 연자주색 난초 꽃으로 만든 이상한 화관을 쓰고 와서 늘어진 버들가지에 올라가 그 화관을 걸려고 했을 때 심술궂은 가지가 갑자기 부러져서 오필리아는 화관과 함께 흐느끼는 시냇물 속에 빠지고 말았어. 그러자 옷자락이 활짝 퍼져 인어처럼 잠시 수면에 떠있으면서 오필리아는 늘 부르던 찬송가를 부르더래. 마치 자신의 불행을 모르는 사람처럼, 아니 물에서 나서 물에서 자란 사람처럼 말이네. 하지만 그것도 잠깐이고 마침내 옷자락에 물이 배어 무거워져 아름다운 노래도 끊어지고 그 가엾은 것이 시냇물 진흙 바닥에 휘말려 들어가 죽고 말았다네.

 

젊고 아름다운 여인 오필리아는 아버지가 연인 햄릿에게 살해당하자 실성하여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합니다.

 

         19세기 중엽 영국에서 활동한 라파엘 전파 화가, 존 에버렛 밀레이는 오필리아의 마지막을 청초하고 극적이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밀레이의 치밀한 풍경 묘사와 시적인 감수성은 셰익스피어의 작품 속을 살아가는 오필리아에게, 그녀가 설령 섬뜩하고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하고 있을지라도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고 숭고한 생명력을 불어 넣어줍니다.

 

         버드나무는 버림받은 사랑을 뜻한다고 합니다. 소설 속 등장하는 여러 상징들처럼, 밀레이는 그의 작품에 다양한 의미를 담은 꽃들을 등장시켰습니다. 고통을 뜻하는 쐐기풀, 순수한 데이지, 허무한 사랑을 나타내는 팬지와 죽음을 상징하는 붉은 양귀비가 오필리아의 곁을 지키고 있습니다.

 

슬픈 꽃말이지만, 밝고 사랑스럽기만 한 꽃잎들처럼.

이 작품은 셰익스피어의 이야기 속 비극이 가진 또 다른 아름다움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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