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1434) - 얀 반 아이크
82.2cm X 60cm 짜리의 작지만 세밀한 묘사가 특징인 이 그림은 얀 반 아이크(Jan Van Eyck)의 대표적인 작품입니다. 우리는 보통 르네상스 미술이라고 하면 다빈치나 라파엘로 그림과 같이 이탈리아어권에 기반을 둔 작품들 위주로 떠올리지만, 당시 네덜란드어권에서는 얀 반 아이크와 같이 마치 사진을 찍어놓은 듯 진짜 같아 보이는 화풍이 성행하기도 했습니다.
‘아르놀피니의 부부의 초상’은 플랑드르 지역 (현재 벨기에)에 거주하던 이탈리아 아르놀피니 가문의 일원을 위해 얀 반 아이크가 그린 부부의 초상화라고 추정됩니다. 현실적이면서 사실적인 실내 묘사와, 대낮에 켜져 있는 촛불, 벗겨져 있는 신발 등 결혼의 의미와 연관지을 수 있는 상징성있는 소품들을 함께 그려내면서,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두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림 속 남녀는 엄숙한 분위기로 결혼 서약을 나누고 있습니다. 그들 뒤의 벽에 걸린 거울을 자세히 보면 그림을 그린 화가 본인도 그려져 있는데, 이는 거울 위 부분에 쓰여진 ‘얀 반 아이크 1434년에 여기에 있었도다’ 라는 문장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치 화가가 부부의 결혼의 증인과도 같은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그림 속 젊은 연인들은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서약의 순간, 이 특별한 순간을 기억하기 위해, 이를 그림으로 남겨두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춘향과 이도령이 사랑을 확인하며 부부의 연을 맺을때도 아마 이런 그림을 남겨두고 싶어하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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