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에이킨스, <에그뉴 박사의 임상강의 The Agnew Clinic>

 

미국의 화가인 토마스 에이킨스는 대학에서 소묘와 해부학을 모두 배웠던 인물로, 작품 활동을 하던 내내 철저한 객관적 묘사를 추구하였습니다.

그가 활동하던 1800년대 후반, 일반적인 초상화가들이 주문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외모를 미화하던 것과 대조적으로 에이킨스는 대상을 사실 그대로 묘사하는 완고한 표현 방식을 고수하였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그의 작품은 고객에게 거절당하기 일쑤였지만, 해부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고도의 훈련을 통해 그는 작품 제작에 의학적인 기법을 적용할 수 있었습니다. 에이킨스의 작품 중 다수는 수술을 집도 중인 외과 의사들의 집단 초상화인데, 이번에 소개드리는 <에그뉴 박사의 임상강의> 외에도 <그로스 박사의 임상강의> 등이 있습니다.

 

에이킨스는 이 작품에서 극적인 조명, 끊임없는 붓터치로 명암을 완벽하게 표현해냈습니다. 대상이 수술 장면인데다 너무나 사실적으로 표현했기 때문에 어딘가 마음이 불편하기도 하지만, “훌륭한 예술가는 자연에 시선을 고정한 채 자연으로부터 표현 방식을 훔쳐온다라고 말했던 그였기에 미국 초상화의 새 지평을 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한편, ‘해부학 교실에 대한 작품을 여러 점 남긴 렘브란트와 비교하며 감상해보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한 예시로, 렘브란트의 <튈프 박사의 해부학 수업>의 경우 토마스 에이킨스와 마찬가지로 실제 있었던 집도 장면을 그림으로 기록한 작품입니다. 하지만 렘브란트는 이후 이 장면이 완전한 사실은 아니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미술계의 과학 탐구정신을 촉발시켰다는 데에서 큰 의미를 가지며, 토마스 에이킨스 또한 이에 영감을 받아 렘브란트의 극적인 재구성 표현법을 그만의 사실주의 미술로 연장시킨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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