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두 사람의 친구와 길을 걷고 있었다. 태양은 뉘엿뉘엿 지고 있었고, 약간 우울한 기분이었다. 돌연 하늘이 피처럼 붉게 물들었다.

나는 멈추어 서서 난간에 매달렸다. 피곤해서 죽을 지경이었다. 피처럼 칼날처럼 피어오르는 구름이 보였다.

바다와 곶은 푸른색을 띤 검은색이었다. 친구들은 계속 걸어가 버렸다. 나는 거기에 멈추어 서서 불안에 떨고 있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자연을 관통하는 커다른 절규가 끝없이 계속되는 것을 들었다. "

 

"나의 회화는 의식의 탐구이며 나 자신과의 존재와의 관계를 이해하려는 시도이다."

 

-뭉크-

 

 

 

앞서 가는 친구들 뒤로 홀로 남은 뭉크는 불안에 떨다가 자연을 관통하는 커다란 절규를 듣는다. 동시에, 자연은 왜곡된 형태로 변한다.

불안에 의해 자연은 일그러지고, 뭉크는 공포를 느낀다. 돌연 느낀 우울한 기분에 의해 세상이 핏빛과 검은색으로 물들고, 그 사이로

커다란 절규가 계속 이어진다. 상상만 해도 공포스러운 상황이다.

뭉크는 이 감정을 놓치지 않고 화폭에 표현했다. 그래서일까? 이 그림은 일종의 심리보고서를 보는 기분이다. 공포를 느끼는 감정선이

붓의 흐름에 따라 이어진다. 보는 이도 그 선을 따라가며 똑같은 감정을 느끼게 되는데, 표현방식의 적나라함 때문이다. 공포를 느끼고

절규함으로써 정신이 혼미해진 인간의 모습이 마치 유령처럼 그려져있다. 이는 인간의 단단한 육체를 허물고 나온 영혼의 형태가 흐물

거리는 것만 같아 묘한 기분을 들게한다. 풍경은 지옥에 불이 일렁이는 것처럼 묘사되어 현실과는 동떨어진 다른 세계를 보여주는 듯하다.

뭉크가 우울할 때 느낀 세상은 지옥 불덩이 같이 일렁거리고, 자아는 혼미해진 상태로 분열된다. 멀찍이 가는 친구들은 인간이라기보다

저승사자같은 모습에 가깝다. 현실에서 심리적 세계로 넘어가며 세계는 변형되고 일그러진다. 뭉크의 심리적 해석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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